교류와 협력의 한반도

역사의 현장을 가다

통일·북한 공부하는 숙명여대 동아리 ‘H.A.N.A.’

위클리공감 |2018.4.16(No.449)

“평양공연·남북정상회담, 이 만남 찬성입니다” 

요즘 대학생들 참 바쁩니다. 학점 관리, 외국어 공부, 자격증 취득, 아르바이트 등 해야 할 일투성입니다. 청춘을 즐길 새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숙명여대 북한 인권 스터디 동아리 ‘하나(H.A.N.A.)’는 꾸준히 모여 통일과 북한에 대해 알아가고 있습니다. ‘스펙’에 한 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당사자인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게 당연하지 않겠냐고 말합니다. 그동안 관심을 갖고 동아리 활동을 해왔지만 20대 초반인 이들에게 지금의 분위기는 낯설기만 합니다. 남북 정상의 만남이 이뤄지고 문화·체육이 교류하는 장면은 열 살 무렵에 있던 일이라 그들에겐 단지 자료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랬던 일들이 눈앞에서 펼쳐지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학생들은 꽃망울 틔우듯 자신의 생각을 톡, 톡, 터뜨렸습니다.어렵게 핀 평화의 꽃이 활짝 피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면서.


“한민족 느낄 수 있는 기회 많아지길”

우리 예술단이 평양에 가서 공연한 걸 인상 깊게봤어요. 가수들의 무대보다 눈에 들어온 건 객석에 앉아 있는 북한 관객들이었어요. 노래에 맞춰 박수 치는 모습도 신기했지만 화면에 비친 사람들 모습이 충격이었어요. 우리와 너무 닮은 거있죠? 정말 당연한 건데 왜 그랬을까요? 아마잊고 있던 민족성 때문 같아요. 그동안 민족정신이 결여되고 통일·북한을 이성적이고 현실적으로만 바라봤던 게 아닐까 싶어요. 이번 공연을 계기로 잊고 있던 감정이 되살아났어요. 우리가 한민족이라고 느낄 수 있는 기회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장수정(23, 글로벌협력 전공)


“기차 타고 유럽 가는 날 올 수 있겠죠?”
저는 문화관광학을 전공하고 있어요. 그렇다보니 북한과의 관계를 관광과 연계지어 보게 되더라고요. 북한, 러시아의 많은 자원을 관광 사업과 연계할 수 있을 거예요. 또 책에서 보던 것처럼 기차 타고 유럽에 가는 날이 올 수도 있겠죠.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게 민간 차원의 교류 같아요. 우리가 남북관계를 대부분 정치적으로 바라보잖아요. 민간교류의 접점이 늘어나고 더 활발해져야 서로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왼쪽) 이다운 (22, 문화관광학 전공)

“남북 접촉 늘어 통일 환경 조성됐으면”
교과서에서 배운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어요. 그동안 남북 간 교류가 있었다고 자료를 통해서만 봐왔는데 우리 예술단이 평양에 가서 공연하는 걸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았어요. 공연 자체도 신기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관람했잖아요. 그 모습도 정말 의의가 큰 것 같아요. 공연을 시작으로 개성공단 등 남북 교류가 확대됐으면 해요. 이런 접촉 하나하나가 자연스러운 통일 환경 조성으로 이어질거라 생각하거든요. 우리 사회에 통일 환경이 보다 넓고 깊게 확산되면 통일세도 진지하게 논의해봤으면 좋겠어요.
(오른쪽) 신지영(24, 정치외교학과)


“남북 우호적 관계, 계속 이어가길”
요즘 같은 남북 평화 분위기, 처음 느끼는데 기분이 이상해요. 2000년,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할 때는 제가 너무 어렸거든요. 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남북정상회담할 때 통일이 될 것 같았다”라고 한 이야기가 기억났어요. 그런데 현실은 남북 관계가 악화됐잖아요. 이런 일이 더는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10년, 20년 뒤 아이들이 저처럼 남북 평화 분위기를 처음 느낀다고 하지 않도록 말이에요. 남북 간의 우호적 관계가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랍니다.
(왼쪽) 이지우(20, 정치외교학과)

“다양한 남북 문화 교류 진행해야”
저는 원래 통일을 부정적으로 생각했어요. 학교에서 통일을 해야 한다고 배웠지만 ‘굳이 해야 하나? 안 해도 잘사는데’라는 생각이 강했거든요. 내가 살고 있는 세대에서 통일이 되면 사회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거부감도 들었어요. 그런데 평창동계올림픽에 남북이 동시입장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확 바뀌었어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그 모습이 가슴속에 강렬하게 남았어요. 북한에 관심도 생기고 이산가족 문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통일 동아리 활동도 그렇게 시작했어요. 남북이 다양한 문화교류를 진행했으면 좋겠어요. 그럴수록 저 같은 사람이 늘어나지 않을까요?
(오른쪽) 박하린(20, 정치외교학과)



“통일 인식 개선할 수 있는 수업 늘었으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보면 요즘 대학생들의 통일 인식이 좋지 않아요. ‘취업도 걱정인데 우리가 왜 굳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통일이 되면 경제적 손실이 크다고 생각하고 그 부담을 안아야 한다는 데 거부감이 큰 것 같아요. 이러한 인식들이 개선됐으면 좋겠어요. 숙명여대에는 북한 관련 교양과목이 있어요. 성적에 상관없이 이수만 할 수 있는 수업이라 편하게 집중할 수 있어요. 통일·북한에 관심이 없었는데 수업을 듣고 꿈이 바뀌었다고 한 친구도 있어요. 다른 대학교에도 이런 수업이 늘어 통일·북한에 대해 제대로 알아 편협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어요.
최수지(22, 정치외교학과)

“평화롭게 지내 불필요한 군사 긴장 줄였으면”
남북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동시입장하고 예술단이 평양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며 신기하면서도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제 꿈은 군인이거든요. 군인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꼭 필요한 존재예요. 그렇지만 남과 북이 평화롭게 지내면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은 줄어들 수 있잖아요.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평화 무드가 조성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남북 간 군사 대립도 점차 줄어들겠지요.
정수미(20, 경제학부)


“북한과 보다 적극적인 대화 필요해”
남북이 서로 오가고 대화를 하는 모습에서 충격을 받았어요. 관계라는 게 양쪽이 소통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동안 우리 안에서만 이야기를 해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끼리 ‘통일은 어떻게 해야 한다’, ‘북한은 이럴 것이다’ 단정해온 경향이 강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 북한과 보다 적극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 역사를 전공하고 있는데 기대하는 바가 커요. 교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돼서 북한에 있는 역사 유적, 소장하고 있는 자료 연구가 공동으로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특히 북한에서 명을 달리한 독립운동가에 대한 재조명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문정원(23, 역사문화학과)


“탄탄한 탈북민 정책으로 작은 통일 이뤄가길”
탈북민 정책에 관심이 많아요. 안타까운 건 우리나라에서 탈북민과 북한 인권문제가 정치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이에요. 그보다 사람을 봤으면 좋겠어요. 중학생 때 탈북민과 함께하는 통일 캠프에 참여한 적이 있거든요. 북한에서온 언니들과 생활하면서 금세 친해졌어요. 이야기를 나누면서 통일이 되면함께 살아갈 사람들을 미리 만난 느낌이었어요. 우리 사회에 정착한 탈북민에 대한 정책이 탄탄하게 수립돼야 할 것 같아요. 탈북민과의 작은 통일을 이루고 나아가 지금의 반쪽짜리가 아니라 완전한 한반도를 만들어갔으면 좋겠어요.
구주은(21, 경제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