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효과 ‘170조’ 추정 근거는?

정책브리핑

2018-08-31

최장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
평화가 경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국책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향후 30년 간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최소한 1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미 금강산 관광으로 8900여 명의 일자를 만들었고, 강원도 고성은 경제적 비약을 경험했으며 개성공단은 10만 명에 이르는 일자리의 보고였다는 말도 더했다. 남북 경협이 우리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어린 경축사였다.

170조원이라는 남북경협의 경제성장 효과는 2000년대 초반에 논의됐던 7가지 남북한 경제협력사업을 근거로 추정한 것이다. 이들 사업이 총 30년(2018~2047년) 간 추진된다고 가정한 뒤 발생하는 경제성장효과를 모두 합한 것이다.

30년 간 170조는 연평균 5조 7000억 원으로, 남한 명목 GDP 약 1730조원(2017년 기준)의 0.3%에 해당하는 것이다. 7가지 경협사업 추진이 남한 GDP를 약 0.3% 증가시킨다고 볼 수 있다.

이 연구에서 고려한 7가지 남북 경제협력사업은 ▲금강산사업 ▲개성공단사업 ▲경수로사업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사업 ▲한강하구 공동이용 사업 ▲조선협력단지 사업 ▲단천지역 지하자원 개발사업 등이다.

이 연구의 목적은 남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다. 과거 남북 경협을 새로운 경제적 기회로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 경협의 추진 여부는 경제 요인보다 주로 군사·안보 요인에 의해 결정됐다. 그래서 군사·안보적 갈등이 고조되면 경제적인 고려 없이 남북경협이 중단되는 경우가 잦았다. 이 연구 추진을 통해 남북 경협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추정해 경협 추진의 경제적 근거를 제공하는 한편, 남북 양측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경협형태를 규명하고 새로운 경협을 발굴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경제효과 추정을 위해서는 ‘성장회계모형’을 활용했다. 이 모형은 필요로 하는 변수가 다른 모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다른 거시경제모형과 달리 분석결과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성장회계 모형에서는 먼저 남북한 각각의 경제성장함수(콥-더글라스 형태의 생산함수)를 추정한 뒤, 다음으로 경협이 추진되었을 때의 경제성장함수에서 경협이 추진되지 않았을 때의 것을 빼는 방식으로 남북 경협의 경제성장효과를 추정하게 된다.

분석결과, 개성공단의 경제성장효과는 약 160조원으로 가장 컸고 그 다음이 금강산사업과 단천지역 지하자원 개발사업으로 각각 4조 1000억 원, 조선협력단지 사업 2조 6000억 원,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사업 1조 6000억 원 순이었다. 개성공단사업의 경제성장효과가 가장 큰 것은 개성공단이 실질적인 대규모 생산활동이 이뤄진 유일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업은 관광사업 이거나 시범사업인 경우가 많아 경제성장효과가 크지 않았다. 경수로사업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사업의 경제성장효과는 각각 –1조 9000억 원과 –3000억 원으로 오히려 남한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음의 경제성장효과가 발생한 것은 해당사업에 대한 남한 기업의 참여도가 낮아 투입된 노동과 자본의 경제적 효과가 대부분 북한으로 귀속됐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많은 한계점 가운데 추진됐다. 가장 큰 한계점은 자료에 있다. 북한 당국이 경제 관련 통계의 공개를 금하고 있어 가용 통계가 많지 않으며, 그나마 이용 가능한 통계도 신뢰도가 낮은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경협의 파급효과를 추정하기 위해서 다양한 가정과 조건을 전제할 수밖에 없었다. 연구 추진 과정에서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했으나 불가피하게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점도 있었다. 이는 후속연구 추진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다.